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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커피명상록
여성비행사이자 작가였던 린드버그에게 블랙커피란?
2013.04.01 15:43:20 86

“Good communication is as stimulating as black coffee,
and just as hard to sleep after.”
(훌륭한 의사소통은 블랙커피만큼 자극적이며,
커피처럼 후에 잠들기 어렵다.)
 
앤 모로 린드버그(Anne Morrow Lindbergh, 1906~2001)는
많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자신에 대해 전혀 모르면 자신은 물론 남에게서도 멀어지게 된다.”는
말도 남긴 멋진 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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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찰스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앤 모로 린드버그

 

그녀는 대서양 횡단에 처음으로 성공한(1927년) 미국의 전설적인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Charles Lindbergh, 1902-1974)의 아내이기도 했습니다.
 
남편을 도와 북대서양지역을 함께 비행하기도 한 용감한 여성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첫아이가 유괴돼 숨지는 사건을 겪으면서 코네티컷 해안에서 글을
쓰며 명상적인 삶을 살다가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지요.

 

그의 명언 가운데 커피를 비유한 대목이 있어 반가웠습니다.
이 문구는 대화,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데요.
블랙커피는 이 문구에서 자극적인 풍미와 강한 각성제로서의
면모를 한껏 과시합니다.
 
블랙커피는 사전적인 의미로, ‘크림이나 밀크를 넣지 않은 커피’를
말합니다. 크림을 넣은 ‘화이트(White)’에 반대되는 용어이지요.

 

어원은 프랑스의 카페 느와르(Cafe Noir)에서 왔다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느와르는 ‘검은색’을 의미합니다.

 

블랙커피는 설탕과 크림이 없어 혀에 닿는 느낌이 강력해
‘독한 커피’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쓰고 있는데요. 카페인,
클로로겐산, 트리고넬린 등 성분은 설탕과 크림을 넣었다고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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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때의 린드버그

 

카페인이 ‘insomnia(불면증)’과 ‘sleep latency
(수면지연: 잠자리에 누워 잠이 들기까지)’를
유발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적절한 양을
섭취하면 인지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고 집중력과
주의력을 높인다는 점도 인정해줘야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카페인 1일 섭취허용량은
△성인 400mg △임산부 300mg
△어린이-청소년 kg당 2.5mg 이하 등 입니다.
 
어쨌든, 린드버그도 말년에는 말로 하는 의사소통 보다
교감을 더 중시하는 메시지를 많이 남겼습니다.
그가 쓴 책 중 한국에서도 발간된 ‘바다의 선물’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 집에 있을 때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내어 친구들을 만나면
우리는 시간이 아까운 나머지 매순간을 대화로 채워 넣으려고
조바심을 낸다.

우리에게는 침묵이라는 사치를 즐길 여유가 없다.
그러나 여기서라면 나는 친구와 한마디 말도 없이
나란히 앉아 수평선에 걸릴 하루의 마지막 잔광을
바라볼 수 있고, 작은 흰 조개의 나선형 돌기를
들여다보거나, 찬란한 밤하늘을 가르며 지나가는
별똥별의 어두운 흔적을 올려다볼 수도 있다.

말이 필요치 않은 영혼의 교감을 통해 우리는 대화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마음의 양식을 얻게 된다.”

 

여러분도 오늘 이 순간, 한 잔의 커피를 들고 침묵이라는
사치를 누려보세요. 잔에서 피어나는 아지랑이를 마냥
바라보며 여러분 속에 내재된 ‘또 하나의 나’와 교감을
나누며 이렇게 격려해주시면 어떨까요.

 

“그래 난 잘 살고 있어. 내가 항상 지켜봐줄게.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꿋꿋하게 살아가자.
그리고 매 순간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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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서양 횡단 단독 비행을 마친 뒤 비행기 '세인트루이스의 정신'앞에선 찰스 린드버그(1927년)

 

 

박영순(큐그레이더, 이탈리아에스프레소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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