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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비평/ 칼럼
[현장에서] 외국바리스타자격증이 차별화 교육을 망친다
  • 최윤미 I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바리스타 책임교수
2022.02.04 09:41:37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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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교육에 참여한 분들은 목표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집에서 커피를 맛있게 추출해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 위한 이른바 ‘홈 바리스타 지원자’들이다. 처음에는 대체로 커피를 추출하는 기술에 집중하는데, 점차 커피 맛에 눈을 뜨면서 원리탐구라는 보다 깊은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둘째,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로서 첫 시간부터 교육에 대한 집중력이 우수한 편이다. 현장 투입을 염두에 두기 때문인지 일부는 진지함이 지나쳐 경직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원리를 탐구하기보다는 실전에서의 효율성과 가성비에 신경을 쓰는 측면이 있어 이론적으로 깊이 들어가기 힘든 측면이 있다.

마지막 유형이 다른 사람들에게 바리스타에 대한 지식과 기술, 태도를 가르치는 강사를 꿈꾸는 분들이다. 사실, 이분들은 따로 분리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바리스타들이 하는 동작 하나하나에 대한 이유와 원리를 정확하게 습득해야 한다. 따라서 다루는 깊이와 난이도가 다르므로 교육진행 속도를 여유있게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 공간에서 똑같은 바리스타 교육 또는 자격증 과정이 진행된다고 해도 학습자의 상황과 요구에 따라 내용과 심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교육 현장은 차별화한 교육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대체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면 모두 해결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들 외국 자격증을 취득하면 더 우수한 커피 전문가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 그릇된 신념이다. 출처를 알 수 없지만 영어 표기 증서가 국제적인 신뢰나 권위를 인정받는 양 ‘국제바리스타 자격증’이라는 이름으로 나돌고 있다. 커피에 국제자격증이란 없다. 모두 상술이다.  

비싼 돈을 내고 취득하지만 정작 쓸 곳이 없다. 자신에게 위로는 될지언정 아무 소용이 없다. 일부 업체는 이들 외국 자격증을 내밀면 오히려 거부감을 보인다. 그런데도 국제자격증이 큰 돈벌이가 되다 보니 앞다퉈 수 백만 원을 외국에 보내 교육과정 개설권을 얻는다. 내용을 보면 올바르게 교육을 하는 국내 자격증 과정보다 수준이 형편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외국 민간자격증을 따고자 하는 사람들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그런 종이쪽지가 자신의 권위를 보장할 것이라고 믿는 시대는 벌써 지났다. 학습자 스스로 ‘내가 왜 커피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를 따져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찾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 자격증만 있으면 모두 해결될 것이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선 이제는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교육하는 기관도 국내 자격- 외국 자격 과정으로 나눌 게 아니라 학습자의 요구에 맞도록 차별화한 과정을 개설해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교육에 대한 요구가 다른 사람들을 한 방에 모아 가르치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에게 모두 시간 낭비일 수 있다. 자격증만 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교육을 진행하는 교수자들부터 깨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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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미 I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바리스타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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