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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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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용 기자의 인도커피 2] ‘짜이’보다 200년 앞서 도착한 커피
  • 17세기 무굴제국 커피 전해져… 19세기 영국에 의해 차문화 조성
2022.01.27 11:26:51 158

인도는 이슬람의 등장과 함께 충돌을 빚게 된다. 8세기 이슬람세력이 지중해와 중국으로 진출하기 위해 해상무역에 나서면서 이미 바닷길을 누비던 인도와 자주 마찰을 빚게 된 것이다.

10세기에 들어서 이슬람세력이 인도에 인접한 아프가니스탄에 투르크계의 가즈나 왕조(Ghaznavid dynasty, 962~1186)를 세웠다. 이에 따라 이슬람세력의 인도 침입이 더욱 잦아졌는데, 특히 마흐무드 왕(재위 998~1030) 때는 17차례 인도를 공격해 힌두교 신전을 파괴하고 재물을 빼앗아 갔다.

인도는 이런 시련을 겪으면서도 힌두왕국끼리 내분이 잦아 공동대응을 펼치지 못했다. 점차 북인도가 이슬람 세력에 넘어갔고, 불교 유적도 대부분이 파괴되면서 불교 세력도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됐다.

13세기에 들어서 이슬람세력은 델리를 손에 넣으면서 인도를 북부에서부터 지배하기 시작했다.  데칸고원 이남의 남인도는 16세기 무굴제국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슬람에 저항하며 힌두교를 믿는 여러 왕조가 영토를 나누어 다스렸다. 그러나 힌두교 세력의 저항은 오래가지 못했다. 카스트제도의 신분차별에 신음하던 하층민들이 “알라 앞에서 모두 평등하다”는 이슬람의 교리에 끌려 이슬람세력을 반긴 것도 인도의 운명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1526년, 몽골 티무르의 5대손 바부르가 북인도의 중심지인 델리와 아그라를 점령하면서 이슬람왕조인 ‘무굴제국(Mughal Empire)’을 만들었다. 무굴제국은 이후 1857년 영국이 세포이(Sepoy)의 항쟁을 진압하고 인도를 식민지배하기 전까지 330여년간 유지됐다. 인도는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데, 이 때 건국 지도자들의 견해 차이로 영토가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나뉘어 독립하게 됐다.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이슬람교 등 종교적으로 유난히 굴곡이 심했던 인도의 역사에서, 커피는 17세기 이슬람왕조인 무굴제국 때 전파됐다. 반면 짜이는 이보다 200년 늦은 1857년 영국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 홍차문화의 영향을 받아 비로소 인도 내부에 퍼지게 됐다. 따라서 인도에서 짜이보다 커피 음용의 역사가 더 깊다.
정호용 l CIA 플레이버마스터

<계속, 다음 ‘인도 커피 기원’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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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소르에서 하산을 거쳐 도착한 <할리커피농장>에서 농장주와 테이스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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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이커피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커피나무들이 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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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소르에서 할리농장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사탕수수를 가득 싣고 가는 트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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