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Opinion

이티즌etizen
[정호용 기자의 인도커피 1] 커피에 눈뜬 ‘짜이의 나라’
  • 인더스문명-베다-마우리아-쿠샨왕조 이어 이슬람 영향 속으로
2022.01.21 08:34:12 149

인도 커피의 기원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바 부단(Baba Budan)’이다. 16~17세기를 살아간 인도 수피교의 큰 스승이다.  ‘바바’는 힌두어로 ‘영적 지도자’를 의미하고 ‘부단’이 이름이다. 바바 부단의 시기에 인도는 이슬람이 지배하던 무굴제국(1526~1857)이었다. 인도 사람들이 차를 우유와 함께 끓여낸 ‘짜이’를 많이 마셔왔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피 음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짜이의 나라’ 인도가 커피에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짜이를 마시기 전에 거의 200년 앞서 커피를 음용하기 시작했다.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 인도의 역사를 간략하게 짚어봤다.

인도 아대륙에서는 기원전 2500년경부터 거의 1000년간 인더스문명(Indus Civilization)이 번성했다.  기원전 1500 무렵부터 중앙아시아에 살던 인도 게르만 어족계의 아리아인(Aryan)이 비옥한 갠지스강 유역으로 이동하면서 ‘베다(Vedas) 시대’가 열렸다. 아리아인들은 이 때 원주민들과 달리 자신의 문화를 기록으로 남겼다. 이들이 산스크리트어로 작성한 ‘베다’는 ‘지식’을 뜻하는 것으로, 훗날 브라만교의 성전을 지칭하는 용어로 활용됐다.

기원전 4세기에는 마우리아 왕조(Maurya dynasty, BC 317~180)의 시조인 찬드라굽타(Chandragupta Maurya)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원정을 끝내고 철수한 틈을 타 군사를 일으켜 인도 최초의 통일제국을 세웠다. 그의 손자인 아소카(Asoka, ?~BC 232) 왕은 인도 남단 타밀지역을 제외한 전역을 통일했다. 아소카왕이 불교에 귀하면서 당시 북인도의 지방종교에 머물던 불교가 세계적인 종교로 성장하게 됐다.

마우리아제국이 기원전 2세기 멸망하면서 인도는 다시 분열됐다. 이 때 그리스인들이 인도 서북부 지역을 침탈하면서 그리스 문화가 유입됐다. 이로 인해 불교 미술이 그리스·로마 계통의 미술과 혼합되면서 간다라(Gandhara) 미술이 탄생했다.

기원후 78년 쿠샨족 카니슈카(Kanishka) 왕이 그리스 세력을 몰아내고 서쪽으로는 이란, 동쪽으로는 중국의 한나라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하며 ‘쿠샨왕조(Kushan Dynasty)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쿠샨왕조는 226년 이란에서 생겨난 사산(Sasan)에 의해 멸망하고, 인도는 다시 많은 소국으로 분열됐다.

이후 100년쯤 흘렀을 때 찬드라굽타 1세(Chandragupta Ⅰ, 재위 AD 320~335)가 등장해 굽타왕조(Gupta Dynasty, 380~606)를 세운 뒤, 찬드라굽타 2세(재위 380~413)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 시기 인도는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Jainism) 등이 융성해 문화적으로 ‘르네상스’를 누렸다. 하지만 찬드라굽타 2세때부터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인 훈족(Hun)의 침입이 시작됐고, 굽타왕조는 결국 606년 멸망했다. 인도는 이후 900여년 간 다시 분열의 시기를 거쳐야만 했다. 7세기 아라비아의 메카에서 이슬람교가 창시된 이후, 인도는 운명적으로 이슬람 세력의 영향을 받게 된다.

<계속, 다음 무굴제국으로 이어집니다.>

정호용 l CIA 플레이버마스터

나감비카 커피농장의 로부스타.jpg
마이소르에 있는 나감비카커피농장에서 익어가고 있는 로부스타 커피 열매. 잎의 크기가 손바닥보다 크다.
 
마이소르 역 앞에서-필자.jpg
인도커피가 시작된 마이소르 지역의 기차역 앞에서 필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