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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커피토크-CBSC 이영민 대표
2013.02.20 16:52:38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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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대한 매력을 이야기하자면 하룻밤을 새도 모자를 만큼 무궁무진하다.
특히나 커피의 열린생태계는 그 매력을 더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커피의 세계에는 커피와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하고 있는
일들도 다양하다.

 

바리스타, 로스터를 비롯하여 한국 커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 커피와 관련된 컨텐츠를 정리하고 전파하는 사람들까지.
이는 커피가 음료가 아닌 하나의 살아있는 생태계이기에 가능한 것이고,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생태계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번 ‘이장우 박사의 커피토크’에서는 그 중에서도 알면 알수록 양파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이영민 대표를 만나 그가 하고 있는 일들과 그의
커피인생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이영민 대표는 CBSC 대표이자 Coffee T&I 편집장을 맡고 있다.
아울러 이대표는 한국시장에서 라떼아트의 원조나 다름이 없다.
CBSC는 cbsckorea.co.kr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템퍼를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템퍼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데 있어 필요한 도구로 분쇄된
원두가루를 눌러주어 원두가루에 골고루 물이 스며들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바리스타와 떼놓을 수 없는 도구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대표는 2007년부터 이런 템퍼를 개발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바리스타들은 외국에서 템퍼를 공수하여 사용하였는데,
이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한국인에게 맞지 않은 템퍼로
인해 손목인대 부상도 비일비재하였다.

 

거기에 한국의 여성 바리스타들이 증가하면서 더욱 우리에게 맞는
템퍼가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템퍼는 크게 플랫형과 커브형이 있는데, 말 그대로 템퍼 바닥 부분이
평평한 것과 굴곡이 있는 유형이다.

이는 원두를 눌러 가압온수가 닿았을 때 물이 흐르는 방향을 서로
다르게 하여 각기 다른 에스프레소 맛을 느끼게 한다.

 

초반 이대표는 템퍼가 단순히 원두가루를 눌러주는 기능을 넘어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철학으로 기술에
주력하여 템퍼를 개발하였다면 현재는 디자인적인 측면에 힘을
실어 다양한 디자인의 템퍼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템퍼가 바리스타 자신만의 표식이자 심벌이 되어가는 시대 흐름에
발 빠르게 행동하는 이대표이다.

 

최근에는 ‘2012 카페&베이커리 페어’에서 소개한 CBSC의 템퍼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이에 이대표는 또 다시
해외에서도 자신들의 템퍼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다.

 

참으로 큰 포부와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커피 세계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있는 이영민 대표이다. 하지만 이런 그도 처음부터
커피를 목표로 살아오진 않았다고 한다.

 

컴퓨터를 전공한 이대표는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아무리
능력과 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사람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학벌로 대변되는 배경에 회의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만의 노력과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커피를 접하게 되었고, 그 속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며 자신의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2000년 이대표가 커피에 입문했던 그 시기에 컴퓨터를 전공한 사람이
커피의 세계에서 곧바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기란 쉽지 않았다.

 

이에 그는 자신의 전공이었던 컴퓨터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커피정보를
공유하는 커피전문사이트를 만들었다. 현재는 운영하고 있지 않은
사이트이지만 이 때부터 이대표는 커피를 만드는 것 외에도 커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그 속에서 전문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대표의 생각은 지금에 이르러 Coffee T&I 잡지의 편집장이
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Coffee T&I는 태국에서 발행하는 전문잡지로 현재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폴에 까지
발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1년 11월 처음 발행된 이 잡지는 커피를 비롯하여
차,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도 전문적인 컨텐츠를 제공
하는 잡지이다.

 

특히나 한국의 커피에 대한 컨텐츠를 매번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렇게 한국의 커피가 아시아 10개국에서 발행되는 잡지에
 개재되고 있는 것은 충분히 기쁜 일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의 커피관련 잡지들이 아직 국내에서만 발행될 뿐
아시아로 넓혀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한국커피의 비약적인 성장과 질적인 발전은 세계적으로도 인정 받고 있다.

아울러 한국의 커피 문화, 산업 또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의 컨텐츠로 구성된 전문잡지가 해외로
발간된다면 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다시 이영민 대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앞서 소개한 것과 같이
라떼아트의 원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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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이대표는 9가지의 라떼아트를 보여주었다.
바람개비, 하트인 하트, 버터플라이, 강아지, 곰, 꽃, 로제타(나뭇잎),
프로펠러, 커피꽃. 맛도 좋을 뿐더러 모양들이 모두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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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그가 라떼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이대표는 이전에 영국 유명 차(tea) 총판과 커피사업을 하는 회사에서 마케터로
근무하였다.
 
당시 해외 컨텐츠를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한 장의 사진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고 한다. 바로 커피에 나뭇잎이 그려진 사진이었는데, 당시에는 이를
사람이 직접 만들었단 생각을 하지 못하고 분명 합성일 것이라 생각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라떼아트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는 1년이란 시간 동안 혼자 독학하며
그 방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그 후에는 커피 강의를 하면서 기술적이고 원론적인
강의 진행에 지루해하는 수강생들을 위해 커피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더해주기
위해 라떼아트를 하게 되었다.


그에게 라떼아트에 대해 질문하자 이대표는 20초의 예술이라고 대답했다.
짧은 시간 안에 끝내야만 맛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인데, 특히나 라떼아트는
요리와 같이 공기와의 배합이 중요하다고 한다.

 

흔히들 우리는 라떼아트는 커피 위에 우유거품으로 그려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부어지는 것이 옳은 표현이라는 것이 이대표의 설명이다.
특히나 공기는 커피와 우유에 있어 맛을 잡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커피의 크레마와 같은 비율의 우유거품을 만들어 이를 짧은 시간 안에
부어내며 원하는 모양을 디자인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라떼아트라고
할 수 있단다.
 
이렇게 만들어진 라떼아트는 보기에만 좋은 커피가 아닌 우유와 커피가
결합되는 카푸치노, 카페라떼와는 또 다른 맛을 내는 전혀 다른 종류의
커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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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이영민 대표가 생각하는 커피란 어떤
의미일지 더욱 더 궁금해졌다. 그에게 커피는 삶 자체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한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삶을 산 사람에게 그 만큼의 결과가 나타나듯,
커피도 마찬가지라는 의미가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되는 답이었다.
 
특히나 바리스타란 자신 만의 방법으로 커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닌 고객의 맛을 찾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영민대표를 보고
있자니 그가 생각하는 커피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는 강의를 할 때면 꼭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라는 말을 잊지 않고 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또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기가 그만큼
쉬워지기 때문인데, 이영민 대표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커피의 세계에 입문하여 전문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치열하게
노력해왔다. 그 속에서 어떤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는지 고민했고,
이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지 노력한 것이다.

 

그렇게 전문가가 된 지금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전문가가 되라는 말이었다. 물론 지금의 이영민 대표와 같은 성공을
모두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하나의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면 더 넓은 세계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니 글머리에서 이영민 대표를 양파 같은 사람이라 칭한 이유를
독자들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인터뷰 후에 이영민 대표가
한 겹의 양파껍질을 벗기고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커피스트 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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