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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커피토크-커피리브레 서필훈 대표
2013.01.16 19:05:45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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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이장우 박사의 커피토크’ 인터뷰가 처음 시작된 달이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커피’로 연결되어 있는 많은 분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온지도 1년이 되어간다.

개인적으로 커피에 대한 관심으로 공부하며 커피의 세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시작한 ‘이장우 박사의 커피토크’였기 때문인지,
더욱더 뜻 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특히나 그 동안 만나왔던 분들에 대한 좋은 소식이 들려올 때면
행복함을 더욱 느끼게 된다. 자신의 자리에서 커피에 대한 열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여 좋은 결과를 얻어내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들이
곧 나의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번 ‘이장우 박사의 커피토크’에서 만난 사람도 나에게 이런 행복을
느끼게 해준 분이다.

‘커피토크’ 인터뷰를 두 번이나 하는 첫 번째 주인공이자
나의 커피스승이기도 한 커피리브레의 서필훈 대표이다.
아니 이번만큼은 소개를 달리 해야 하겠다.

 

‘커피로스팅 세계 챔피언’ 서필훈 대표를 만나
‘이장우 박사의 커피토크’ 그 후에 어떤 일 들이
있었는지 들어보았다.

 
지난 ‘이장우 박사의 커피토크’를 기억하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서필훈 대표라는 이름을 본 순간 국내 1호 큐그레이더를 떠올릴지
모르겠다.

아울러 커피와 로스팅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서대표를 기억하며
영화 <나쵸 리브레>의 레슬링 복장을 떠올리게 하는 커피리브레의
브랜드 심벌을 떠올릴지도.

하지만 이번에 서필훈 대표에게 또 다른 이력이 생겼다.
바로 ‘2012 월드 로스터스 컵’ 세계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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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중순 영국의 스퀘어 마일스, 일본 바리스타 챔피언의
산실로 유명한 마루야마커피, 스웨덴 등 10개국을 대표하는 커피
로스팅 전문가 들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서대표는 당당하게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이는 서대표뿐 아니라 한국의 커피 위상을 높였다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대회 초청을 받아야 하는데, 서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커피리브레’가 영광스럽게도 초청을 받게 되었고, 전세계 내놓아라 하는
커피전문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하게 우승을 함으로써 한국의 커피 로스터
능력이 인정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1~2년 전만 하여도 한국에서도 커피를 볶을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곤
했다던 서대표는 이번 우승으로 한국의 커피가 세계적인 수준에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이야기한다.
 
나 또한 이번 서대표의 활약에 기쁨을 금하지 못하겠다.
특히나 커피의 종주국이 아닌 한국에서 이렇나 성과를 보였다는 의미로
나는 이를 ‘대만의 심판’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는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따온 것인데, 당시 프랑스 와인은 지금보다
더 와인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프랑스 와인보다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고자 있는 힘을
다한 것은 당연하였다.

 

이 때 미국의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자신들이 만든 와인이야말로 프랑스 와인을
능가하는 와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증명한 사건이 바로
‘파리의 심판’으로 불리는 사건이다.
 
파리 와인 전문가들의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최고의 와인으로 뽑힌 와인은
프랑스 와인이 아닌 미국 와인이었다.


와인의 종주국에 심판을 받아 그들의 우수성을 증명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이에 나는 서필훈 대표가 새롭게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2012 월드
로스터스 컵이 대만에서 열렸으니, 이 영광스러운 순간을 ‘대만의 심판’이라
부르고자 한다.

 

이런 ‘대만의 심판’에서 큰 역할을 한 서필훈 대표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서대표는 고려대학과 대학원에서 쿠바 역사학을 전공했던 역사학도였다.
졸업을 앞둔 상황에서 우연한 기회로 커피의 세계에 입문하여 지금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는데, 특히나 커피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나의 커피 스승이라서가 아니라 참으로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는 서대표의 로스팅에 대한 철학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로스팅을 김치 담그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지역별로 집안별로 김치를 담그는 고유의 방식이 있는 것과 같이
로스팅에 있어서도 정해진 법칙이 있다기 보다는 각각의 로스터에
따른 방법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서필훈 대표의 로스팅 철학은 무엇일까?
서대표는 로스팅에 있어 우선 크게 두 가지를 유념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나는 재료의 특성, 즉 생두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커피를 마실 소비자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요리를 하는데 있어 재료와 함께 이를 먹을 사람들을 고려하는 것과 같이
커피도 로스팅 단계에서부터 고객을 생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생두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여야만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생두의 맛과 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생두의 물리적 특성과 관능적 특성을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
물리적 특성은 물심과 조밀도 등으로 대변되는 생두의 특성을 의미하고
관능적 특성은 로스팅을 통해 느껴질 원두의 산미와 바디감 등을 의미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특성을 파악한 후 생두의 단점을 보완할 것인지,
장점을 극대화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2012 월드 로스터스 컵’ 대회에서 서필훈 대표도 이 두 가지를 두고
고민을 했다고 한다. 대회에서 사용되는 생두는 과테말라산이었다.

서대표가 이를 분석하고 파악한 결과 산미는 높지 않은 반면 단미는
높았다고 한다. 이에 서대표는 장점을 강화하는 전략보다는 단점을
보완하는 전략을 선택했고, 그의 선택은 우승을 안겨주었다.

 

누군가 선택의 기로에서 우연히 선택하게 된 방법이 우승을
할 수 있게 한 것이 아닐까란 의문을 가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선택이라는 것은 그 동안 축적된 자신만의 노하우와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서대표의 선택 또한 그가 지금껏 로스팅을 해오며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왔던 노력의 결과였다. 특히나 요즘 로스팅의 트렌드가 2차 크랙이
시작되기 전 배전을 끝낸다.

 

강배전을 했을 경우 당연히 생두의 기본 특성이 크게 변화하기 때문에
그 전에 추출을 하여 생두의 특성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로스팅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해서는 안될것이다.


서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로스팅에 있어서 비법보다는 오히려
상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누구든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같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로스팅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상식을 가지고 수많은 연구와
노력으로 자신 만의 로스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대표가 직접 커피 원산지를 돌아다니는 것도 이를 위한 한 방법이다.

벌써 2013년 산지여행으로 인도, 태국, 중미를 비롯한 7개국 탐방을
계획 중에 있다고 하니 그의 열정이 대단하다. 그런 그에게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의 수준에 대해 물었다.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으로 대표되는 스칸디나비아를 100점이라
하였을 때 미국은 80점, 일본은 75점, 한국은 65점으로 매긴 그는 100점을
위해서는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상식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커피와 로스팅이 예술적인 부분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기술과 공부가
없이는 예술적인 부분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란 것이 그의 대답이다.
자신 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열정과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서필훈 대표와의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자부심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한국의 커피 로스팅의 더 밝은 미래를 상상하며 이번 인터뷰를 마쳤다.

 

 

커피스트 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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