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News

스트레이트
이장우 커피토크-스티븐길 큐&알 인스트럭터
2013.01.10 00:52:00 58

1357637560-15.jpg

 

여행가, 바텐더, 비보이, 음악가, 엔지니어, 역사학도, 조종사.
과연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비슷할 것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이들 사이에는 아주 큰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바로 ‘커피’를 사랑하고 그 매력에 빠져 커피의 세계에
들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장우 박사의 커피토크’를 꾸준히 읽어왔던 독자들이라면
눈치채고 있을 테지만 내가 인터뷰를 해왔던 사람들은 모두 다양하고도
각기 다른 이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커피의 매력에 끌려 현재는
한국의 커피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주인공들이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만난 스티븐 길 대표도 특이하고도 재미있는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언론인 출신이며 1998년에는 골프선수 박세리 매니저였던 스티븐 길
대표가 어떻게 커피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으며, 커피 시장에 들어와
이전보다 더 화려한 이력을 쌓아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스티븐 길 대표는 한국큐그레이더협회 회장, 아시아스페셜티커피협회
회장을 하고 있으면서 국내에 큐그레이더라는 자격 제도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 주요인물로 꼽힌다.

 

박세리의 매니저로 있을 때부터 길 대표는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박세리 선수와 미국투어를 함께하면서 각기 다른 곳에서
다른 식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즐기는 커피에
대한 매력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에서부터 그의 커피에 대한 관심은 시작되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커피라면 대중성이 보장되어 사업적으로도
매력이 있다고 느껴 자연스럽게 커피의 세계에 들어서게 된 것이 지금의
길 대표에 이르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흔히들 커피의 세계에 들어설 때 커피와 관련된 직업은
바리스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길대표는 큐그레이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으로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는2009년 9월 국내에서 3번째 큐그레이더가 되었다.
큐그레이더(Q-Grader)는 말 그대로 커피의 품질(Quality)을
평가하여 등급(Grade)을 매기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는 SCA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
산하 CQI(Coffee Quality Institute, 커피품질연구소)가 인증하는 자격으로
커피에 대한 필기시험과 미각, 후각, 커피 원두의 분별 및 감정능력을
평가하는 22과목의 실기시험을 통과하였을 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이다.

 

1357637715-3.jpg

 

하지만 길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커피와 관련한 다양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커피 관련 4대 메이저 세계대회의 심사위원자격을 가지고 있는 그인데
세계라떼아트챔피언십, 세계커피인굿스프릿챔피언십,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
월드브루어컵이다.

 

커피의 세계에 뒤늦게 입문했지만 그 속에서 그의 커피에 대한 열정을 인정받고자
노력했던 것이 10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에도 커피시장에서 자리를 굳건히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그의 노력과 열정은 2011년 그를 큐그레이더를 육성하고 자격을 인정하는
인스트럭터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흥미로운 것은 알그레이더(R-Grader)의 인스트럭터 이력이다.

 

큐그레이더는 아라비카종 원두의 품질에 대한 등급을 평가하는 사람인 반면
알그레이더는 로부스타 커피의 재평가를 위해 테드 링글이 창시한 자격이다.

로부스타는 우리가 흔히 마시는 인스턴트커피에 사용되는 원두로 안타깝게도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왔던 원두이다.

 

길대표는 2012년 7월 테드 링글에게 인증을 받아 알그레더의 감독이 될 수
있게 되었다. 길대표를 통해 한국에서도 이미 30명 정도의 알그레이더가
존재한다고 한다.
 
정말이지 커피의 발전을 꿰뚫고 있는 듯 앞선 생각과 앞선 행동으로 자신만의
커피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길대표이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능력으로 국내에서 더 많은 큐그레이더와 알그레이더가
배출될 수 있도록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1357637532-54.jpg

 

큐그레이더는 특히나 맛을 보며 원두를 평가하여야 하는데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익숙한 향과 맛을 높이 평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큐그레이더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나는 큐그레이더를 준비한 사람도 아니고 커핑수업을
들었던 것이 다였는데, 객관적으로 커피의 향과 맛을 평가한다는 길대표의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단 점이다.

 

참으로 익숙해진다는 것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무서운 것이다.
이는 단순히 커피의 맛을 평가하는 데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의 커피 시장이 빠른 발전과 성장을 가져오면서 짧은 시간 안에 커피의 세계에
입문한 사람들도 많아졌다. 초기의 시장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고객들에 비해 조금
더 많은 커피에 대한 지식으로 성공을 꾀할 수 있었을지 모르나 현재는 다르다.

고객들도 커피에 대한 높은 관심에 따라 지식과 정보력도 높아졌다.


초기의 성공에 익숙해져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커피세계에서
도태되는 것은 극히 당연한 결과이다.

 

나는 꾸준히 한국의 커피시장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를 수 있는 원동력을
교육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는 커피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커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야만 경쟁이 심한
커피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길대표를 커피의 발전을 꿰뚫고
앞선 생각, 행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바리스타에 국한되었던 초기 커피시장의 관심사에서 이제는 커피의 본질인
원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 따라 길대표가 하고 있는 큐그레이더
양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은 한국의 커피시장을 함께 발전시켜나가리라 생각된다.

 

여기에 커피생두수입사업도 했었던 길대표는 커피의 세계에 들어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당부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교육을 받기 위해서건 생두를 수입하기 위해서건 항상
직접 경험하고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많은 원론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다 해도 직접 체험해보는 것에 비할 수는 없다.
또한 이런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절대 커피사업으로 성공을 바랄 수는
없다는 것도 그 이유이다.

 

특이한 과거의 이력만큼이나 현재의 이력도 화려한 길대표이지만,
그와 그가 배출해낼 수 많은 각기 다른 이력을 가지고 커피세상에
입문할 커피인들이 만들어갈 미래의 길대표의 이력 또한 기대되는 바이다.

 

 

 커피스트 이장우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