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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커피토크-창희커피 정창희 대표
2012.12.02 20:20:50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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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as the devil, Hot as hell, Pure as an angel, Sweet as love.’
'커피는 악마같이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같이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이토록 커피에 대해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는 커피 중에서도 에스프레소 애호가로 알려져 있는 18세기 프랑스
외교관 탈레랑(Talleyrand, 1754~1838)의 말이다.
아울러 이는 내가 커피토크(Coffee+Talk)강의 때 줄곧 사용하고 있는
표현이기도 하다.
 
단순히 마시는 즐거움이 아닌 감성적인 커피를 느끼는데 있어 이만한
표현도 없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무나 공감하는 표현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또 한 사람이 있다.

‘창희카페’의 정창희 대표이다.

 

첫 만남에서 건넨 그의 명함에는 위 글귀가 한 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너무나 반가웠고, 과연 정대표가 느끼는 ‘커피’란 무엇일지 더욱 궁금해졌다.
그렇게 그와의 커피토크를 시작했다.
 
정창희 대표는 커피를 공부한지 어느 덧 9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 커피를 시작할 때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고 Q-grader와 같은 커피 감별사를 위한 공부 후에 로스팅에 대해
연구하는 반면 정대표는 로스팅을 배우는 것으로 커피 세계에 입문했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창희커피’를 들어섰을 때 눈에 띈 것은 커다란 로스팅 기계였다.
이미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커피를 사랑하는 정대표의 열정만큼이나 강한 커피향이
코끝을 자극하며 커피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인테리어에 반할 수 밖에 없게 한다.

 

 

현재 삼청동에서 도곡동 뱅뱅사거리 뒷골목으로 이전하였지만 이미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창희커피’는 정대표만의 방식으로
로스팅된 커피를 맛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전을 하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바로 상호이다. 삼청동 시절 ‘카페창희’에서
현재는 ‘창희커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카페에 주목했던 것을 이제는 커피,
원두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름도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카페창희 시절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모양의 커피잔들이었다.
커피 세상에 입문하기 전에 차에 대해 공부했다던 정대표의 센스가 나타나는
부분이었다. 차를 즐기는 데 있어 다기, 찻잔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색이 진하게 우려나는 차의 경우는 바닥이 흰색인 다기를 사용하여 차를
마시는 데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하게 하고, 여러 번 우려내어 마시는 차를
마시는 데 있어 쉽게 식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로 되어 있는 찻잔을 사용하는 등
차를 마시는 데 있어 찻잔은 그 풍미와 함께 즐거움을 더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커피를 즐기는 데 있어서도 이러한 즐거움을 더해주기 위해 다양한 잔을
준비해두고 있다는 것이 정대표의 이야기였다. 이러한 이유로 젊은 손님들에게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당연할 터이다. 아쉽게도 ‘창희커피’에서는
이를 볼 수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커피에 있어 중요한 것은 맛이다. 아무리 분위기가 좋고마시는
잔이 아름답다 할지라도 커피의 맛이 좋지 않다면 그야말로 무용지물인 것이다.
 
‘창희커피’가 여느 다른 커피전문점들과 차별화를 두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단순히 멋진 인테리어와 예쁜 찻잔들만으로 많은 마니아와 단골을 만들어낼 수 없다.
‘창희커피’만의 커피 맛에 매료된 사람들이 다시금 ‘창희커피’를 찾게 된다.
정대표가 로스팅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지인과 형의 조언으로 커피사업을 시작하게 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커피에 있어
맛이 좋은 커피를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러한 노력은 점차 결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한 달에 700kg에 달하는 정대표가 로스팅한 원두를 14군데 커피전문점에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점차 그 양이 많아지고 있으며 한 달에 1톤의 로스팅된 원두를 공급하는 것이
그의 목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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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커피에 대한 열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정대표였다. 특히 ‘창희커피’는 이미 눈치챈 독자들도 있겠지만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브랜드이다.

 

특이한 네이밍으로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여느 카페들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사용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대답했다.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고개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기 때문이란다.

 

특히 자신의 커피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 명예가 바로 브랜드가 되고
향후 더 큰 발전을 이루었을 때에는 이것이 바로 자신의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창희커피’라는 이름을 고집했다고 한다. 참으로 멋진 이유였다.

 

자신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열정으로부터 시작된 고집이자 노력의 한 결과이다.
이렇게 봤을 때 정대표의 커피에 대한 엄청난 열정과 끊임없이 이어져왔을 노력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이장우 박사의 커피토크는 단순히 인터뷰를 하며 커피를 대접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함께 커피를 만들어보는 것으로 진행되었었다.
나는 정대표와 두 가지 커피를 만들어보며 커피토크를 이어갔는데, 사이폰 커피와
드립커피 중에서도 융드립으로 추출하는 커피를 만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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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링으로 로스팅 된 원두를 준비하여 이를 사이폰으로 추출하는 커피를 만들었는데
만델링 자체는 바디감이 무겁고 독특한 산미를 느낄 수 있다.
이를 사이폰으로 추출하였을 때에는 좀 더 가벼우면서도 독특한 산미와 맛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정대표만의 방식이기도 하다.

 

또 다른 하나는 융드립인데 일반적으로 하는 종이드립과 달리 융드립은 점드립으로
물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렇게 추출된 커피는 향이 더욱 짙어지게 된다.
단순히 커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보다 함께 커피를 추출하며 그의 모습을 지켜보니
정대표의 커피 사랑을 더욱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 정대표에게 마지막으로 본인에게 있어 커피는 무엇인지 물었다.
정대표는 커피는 인생이라고 대답해왔다. 자신의 삶과도 같은 커피를 늙어서도
계속 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한 대답이었겠지만, 내가 바라 본 정대표의 모습으로
비추어봤을 때 나에겐 더 큰 미로 다가왔다.

 

인생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는 같은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얼마만큼 열정을 쏟고 사랑을 주느냐에 따라 각자의 인생을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시간을 하찮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인생은 하찮을 수 밖에 없고
귀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귀한 인생일 수 밖에 없다.
커피도 마찬가지이다. 한 잔의 커피를 단순히 마시는 음료로 생각했을 때에는
그 만큼의 맛과 향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커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다했을 때에는 세상에서 단 한 잔밖에
맛볼 수 없는 최상의 커피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좋은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창희 대표의 노력이
그의 인생도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끝냈다.

 


커피스트 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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