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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커피토크-체즈베 이브릭 커피부문 챔피언 배진설 바리스타
2012.10.29 15:06:12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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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분홍 치마에 배씨댕기를 한 단아한 모습의 여자.
최근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광해’에 등장할 것만 같은
모습으로 세계 커피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한 젊은이가 있다.
2011년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SCAE WORLD OF COFFEE
챔피언십 대회 CEZVE IBRIK 커피부문 챔피언인 배진설 바리스타이다.

 
이번 이장우박사의 커피토크는 배진설 바리스타를 만나 그녀의 커피인생과
함께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체즈베 이브릭 커피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바리스타’를 떠올리면 우리는 의례 흰셔츠에 검은색 앞치마를 두른 모습의
이미지를 그리게 된다. 한 때 한국에 커피열풍을 가져왔던 드라마
‘커피프린스’의 모습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화이트&블랙이라는 색이
우리가 마시는 커피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배진설 바리스타는 세계적인 대회에서 당당하게 한복을 입고 참가했다.
어딘지 모르게 커피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복장으로 당당하게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게 된 배진설 바리스타. 당시 우승을 거머쥐게 되면서 언론에서는 그녀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다. 미국, 유럽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그것도 최초로 한국에서 챔피언이
탄생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이렇게 최고의 오르기까지 무엇이 그토록 커피에 빠지게 했는지 궁금했다.

배진설 바리스타는 불편하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고등학생 때 이미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지금 가평에 위치하고 있는 ‘아비시니아’ 카페이다.
그녀는 직접 카페를 운영하며 커피를 배우고 지금의 자리에 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아비시니아, 특이한 이름의 이 카페는 아비시니아와 커피의 합성어로 만들어졌다 한다.
아비시니아는 에티오피아의 옛이름인데 커피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에티오피아,
즉 아비시니아의 커피라는 의미로 커피의 본질적인 부문을 중요시하는 그녀의 커피
철학과 닮아 있는 듯 하였다.

 

그녀는 커피에 대해 공부한지는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 중에서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체즈베 이브릭 커피에 대해 공부한지는 2년이 지났다고 한다.
짧다면 짧은 시간 속에서 챔피언이 되기 까지 그녀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까 란
생각이 들며 더욱 그녀의 커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배진설 바리스타를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게 한 체즈베 이브릭 커피는 일명 터키식 커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 추출법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한 원두가루보다 더 곱게 간 원두가루를 체즈베 이브릭이라는
주전자와 비슷한 모양의 기구에 직접 물과 함께 끓이듯 열을 가해 커피를 추출한다.

특히 주전자처럼 생긴 체즈베 이브릭의 긴 손잡이는 원두가루와 물을 함께 넣어 열을
가한 후 추출된 커피를 잔에 따라낼 때 45도 각도로 꺾이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열로
인해 우러난 커피를 원두가루가 섞이지 않은 상태로 잔에 따라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필터링이 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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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무리 기술적으로 커피를 따라낸다 하여도 자연스럽게 원두가루가 섞이기
마련인데 개인적으로 나는 그 원두가루가 입에 닿았을 때 느껴지는 커피의 맛이 좋다.
무언가 커피의 본질적인 맛을 볼 수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여튼 이러한 체즈베 이브릭 커피는 커피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다는 해낼 수 없는 조금은
까다로운 커피추출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배진설 바리스타가 체즈베 이브릭
커피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그녀가 체즈베 이브릭 커피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화를 함께 즐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복을 입고 대회를 참가할 수 있는 것도 이렇듯 체즈베 이브릭 커피가 단순히 커피를
추출하는 기술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만의
문화적인 요소가 함께 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 문화와 터키식 커피.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어울림을 느끼게 하는 매력은
나 또한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배진설 바리스타가 우승을 했던 체즈베 이브릭 커피 부문 대회 방식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자면 총 여섯 잔의 커피를 심사 받게 되어있다.
터키식 추출방법을 사용하는두 잔의 플레인 커피와 뜨거운 디자인 음료 두 잔,
그리고 차가운 디자인 음료 두 잔을 총 12분 안에 각각 심사위원에게 제공하여
심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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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배진설 바리스타는 구하기 쉬운 재료를 바탕으로 한 퓨전 디자인 음료를
만들어내었는데 라벤다, 유자 등을 활용하였다고 한다. 자신 만의 시그니처를 개발하기
위해 대회 준비 전부터 끊임없이 노력한 그녀의 열정이 빛을 발하던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외에도 그녀는 대회에 앞서 그녀가 스승이라고 칭하는 김정대 바리스타에 코치도 받고
조언도 받으면서 더욱 더 열정을 불태웠다고 한다. 그랬던 그녀는 대회에서 자랑스럽게
우승을 했고 이제 김정대 바리스타가 운영하고 있는 아카데미에서 커피에 대한 강의를
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2011년 대회 우승 후 진행되었던 그녀의 인터뷰를 보면서 기억에 남았던 것이 장차 커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함께하는 트레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라 이야기했던 모습이
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그 꿈에 한 발짝 다가서 있는 그녀였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더 좋게만 느껴질
어린 나이게 시작한 커피.그리고 그녀를 세계 챔피언으로 만들어주었던 커피.
이런 커피를 배진설 바리스타는 열정치유제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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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고 열정 가득하도록 치유해준 것이 바로 커피였고,
이런 열정과 행복을 커피를 마시고 즐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것이 자신에겐 또 다른 행복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커피에 입문하여 카페를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우려의 말을 남겼다. 혹여 그들이 돈을 벌기 위한 도구로 커피를 선택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커피를 통해 돈을 벌고자 하면 빨리 쉽게 지치게 되니
커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철학이었다.

 

한복을 입은 새색시 같은 모습이지만 커피의 열정으로 가득 찬 배진설 바리스타.
그 열정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녀와의 커피토크를 끝내고 돌아오면서 그녀의
다음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분명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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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스트 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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