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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커피토크-커피는 인생의 전부이다, 비니엄 홍
2012.05.11 10:40:40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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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9개월을 아프리카에서 생활하는 사람,
에티오피아에 자신의 커피 농장을 가지고 있는 농장주,
천부적인 미각으로 커피 맛을 감별하는 데에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비니엄 홍을 만나기 전에 들은 그에 대한 수식어들이다.

누구보다 비니엄 홍이라는 사람이 궁금했고, 너무나도 그의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렇게 휴일을 반납하고 ‘커피와 결혼했다.’는 비니엄 홍과 함께
커피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비니엄 홍을 만나기 위해 그가 운영하고 있는 ‘비니엄 인 아프리카’로
향했다. 비니엄 홍은 1년 중 9개월을 아프리카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그를 정확히 나타내는 너무나도 적절한 상호명이 아닐 수 없다.

 

처음 인사를 나누자마자 비니엄 홍은 ‘커피 세레모니’를 시작하였다.
커피 세레모니는 에티오피아 말로 ‘분나 마프라트’라고 하는데 집에
손님이 방문하면 가장 먼저 커피를 대접하는 것을 일컫는다.
분나는 에티오피아인이 커피를 칭하는 말이다.

 

특이한 것은 한 잔의 커피를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세 번에 걸쳐 작은
잔에 담긴 커피를 대접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손님에 대한 축복을
비는 환영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손님에게 최고의 예의를 표하는 하나의 의식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야 말로 커피가 가지고 있는 특징인 ‘Social Connector’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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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단순히 마시는 음료로 볼 것이 아니라 이 시대에서는 커피라는 매개체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즉, Social Connector가 되어가고 있는데 이 ‘커피 세레모니’야
말로 이를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서로의 축복을 위해서, 때로는 슬픔을 나누는 방법으로 커피를 대접하고 대접받는
이들은 커피를 통해 위로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비니엄 홍은 아프리카에 있어 자리를 비울 때에도 제자에게 ‘커피 세레모니’는
꼭 당부하고 떠난다고 한다. 자신을 보러 온 손님들에게 비록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눌 수는
없지만 커피로 함께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비니엄 홍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일까?
‘Coffee is my blood.’ 그의 대답이다.

자신의 몸에 흐르는 피 만큼이나 커피는 자신에 중요한
의미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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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커피는 그의 삶의 시작이자 과정이요,
끝이라 이야기한다.

1년의 절반 이상을 아프리카에서 생활할 만큼 커피는
그의 삶 그 자체인 것이다.


이는 그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비니엄(Beaniam)’은 그가 직접 만든 이름이다.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흔한 원주민 이름인 ‘베니엄(Beniam)’에
‘a’를 덧붙여 원두를 의미하는 ‘Bean’과 ‘-iam’의 합성어처럼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이름으로 칭하였다. 이름에까지 원두, 커피를 내포하고자
하는 그의 커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어떻게 이렇게 커피에 빠져들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유년시절 아버지가 커피를 직접 볶아 내려 마시는 것을 보고 자랐다고 한다.
커피의 세계에 들어오기 전 무역회사에서 근무했던 비니엄 홍은 좋은 커피를
만날 때 마다 아버지를 위해 구입을 하며 조금씩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업무 차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던 에티오피아 커피 농장을 보게 되면서
직접 커피 농장을 운영하는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비니엄 홍은 커피농장의 무엇에 그렇게 매료되었던 것일까.
좋은 생두를 구별하는 방법으로는 시각, 촉각, 후각을 활용하여
이 모두를 충족시키는 것이 바로 좋은 생두라고 한다.

 

그렇다면 비니엄 홍이 바라보았던 커피농장도 이런 그의 시각, 촉각, 후각을
모두 만족시킨 것은 아닐까. 비니엄 홍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커피콩의 파종,
수확, 발효의 모든 과정을 느낄 수 있을 때 진정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즉, 커피의 생산지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 없이는 진정으로 커피를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생두에 대한 그의 사랑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또한 커피에 대한 사랑을 많은 이들에게 전도하고자 커피 생산지와 생두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짐마대학교와 MOU를 통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짐마대학교와 좀 더 긴밀한 협력을 통해 4년제 대학
정규과정을 진행하여 커피에 대한 공부를 더욱 깊이 있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커피공부는 그야말로 마라톤이라고 이야기하는 비니엄 홍, 이미 전문가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꼭 아프리카 커피 농장에서 생활하며 커피에 대해 공부하고 커피 교육에도
힘쓰고 있는 커피전도사로서의 모습을 보면 그에게 커피는 정말이지 삶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얼마 후면 또다시 아프리카로 들어간다는 비니엄 홍, 그를 통해 또다른 커피전도사들과
맛 좋은 커피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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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스트 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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