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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양탕국’ 상호명 문제 없다.
  • 상표등록 가능 대법 판결.. 개인 독점권 인정 의미
2024.02.06 22:54:28 295

사진14) 유사랑 화백의 커피그림.jpg

► 조선 말기에 항간에 퍼진 양탕국은 '서양탕국'의 준말이다. 당시 커피를 본 사람들은 검은 색이 마치 한약을 달인 것처럼 보여 서양 사람들이 마시는 탕국이라고 했다. 유사랑 화백의 커피 그림.
'양탕국'을 커피 상표에 사용해도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홍모 씨가 A사를 상대로 제기한 등록무효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지난달 확정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홍씨는 카페를 열면서 '양탕국'을 상호로 사용할 생각으로 2015년 6월 상표로 등록했다. 양탕국은 커피의 옛 이름이다

반면 A사는 2022년 5월 양탕국 상표에 대해 등록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양탕국이 커피 자체를 표현하는 것으로 특정인에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공익상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현행 상표법에 따르면 상품의 산지,·품질,·원재료,·효능 등을 일반적으로 표시한 상표는 쓸 수 없다. '감기약'이나 '커피'와 같은 보통명사를 독점적 상표로 쓸 수 없게 한 것이다.

따라서 A사와 홍씨의 다툼은 ‘양탕국’을 일반 소비자들이 보통명사처럼 커피 그 자체를 표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지가 쟁점이 됐다.

특허심판원은 A사의 청구를 받아들여 홍씨의 상표 등록을 무효로 결정했다. 하지만 홍씨는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특허법원과 대법원에서 모두 승소했다.

대법원은 "상표가 한때 사용된 상품의 명칭 등으로 구성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일반 수요자가 등록결정일 당시를 기준으로 그 상표를 상품의 성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한다거나 공익상 특정인에게 그 상표를 독점시키는 것이 부당하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당사자가 상표법상 (등록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는 구체적 사실을 증명할 책임을 진다는 내용도 판결문에 포함됐다.

등록일인 2015년 6월을 기준으로 '양탕국'이 일반 수요자에게 커피의 옛 명칭으로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지는지 충분히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이유로 상표의 등록을 무효로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이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이번 판결은 "상표가 한때 사용된 상품의 명칭 등으로 구성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상표등록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알기 쉽게 설명하여 풀이한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I 박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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