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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 없는 ICO는 “커피 없는 카페”?
  • ‘최대 커피 강국’ 미국, 언제쯤 국제협정 복귀할까
2023.07.06 00:48:39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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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 유네스코(UNESCO)에 복귀하면서 미국의 ICO 복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source: ICO Annual Reviews - Coffee Year 2021/2022   https://www.ico.org/documents/cy2022-23/annual-review-2021-2022-e.pdf

최근 모잠비크가 국제커피협회(ICO)에 새로 가입함으로써 ICO 회원국은 커피 수출 43개국, 커피 수입 7개국(EU, 일본, 노르웨이, 러시아연방, 스위스, 튀니지, 영국) 등 총 50개국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세계 커피의 수급 조절과 가격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한 협정이 국제커피협정(ICA)인데요, ICA에 가입하면, 이 협정의 집행기구인 ICO의 회원국이 됩니다. ICO에 따르면 회원국들이 전 세계 커피 생산의 93%, 커피 소비의 63%를 담당한다고 합니다. ‘신흥 커피 국가’로 주목받고 있는 대한민국은 아직 ICA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정부 때 분담금 시비 끝 탈퇴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의 커피 수입국인 미국도 2018년 ICO에서 탈퇴해 현재 미가입 상태입니다. 당시 ‘반세계화 정책’을 펴던 트럼프 정부가 거액의 분담금 문제 등을 이유로 국제커피협정에서 탈퇴를 했던 것이죠. 역시 트럼프 정부 때 미국은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유네스코(UNESCO)에서도 탈퇴했는데요, 최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유네스코에 전격 복귀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의문도 생깁니다. 혹시 앞으로 미국이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ICO로 조기 복귀를 하지는 않을까요? 

국제 외교 무대에서 소프트파워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네스코와 달리, ICO는 커피시장의 안정, 지속가능한 커피산업을 위한 정부 간 협력체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ICO는 “국제 협력을 통해 세계 커피 부문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 및 수입 국가를 하나로 묶는 주요 정부 간 커피조직”임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중국 가입 같은 ‘사건’ 벌어지면… 

그런데 ICO 탈퇴 후에도 스페셜티 커피 문화 등을 주도하며 거대 수입국이자 수출국으로서 세계 커피시장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 중인 미국으로서는 이 기구에 시급히 복귀해야 할 현실적 이유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고질적인 재정 적자 문제도 거액의 분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ICO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지요.   

1963년 ICO가 창립될 때부터 회원국이었던 미국은 조지 H. W. 부시 정부 시절인 1989년에도 이 기구를 떠났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커피 수입국과 수출국의 경쟁적 이해관계로 인해 새로운 커피협정을 위한 협상이 결렬되면서 ICO를 탈퇴했던 것이지요. 그 후 세계 커피무역은 협정보다는 사실상 자유시장의 ‘힘’에 의해 주도되어 왔습니다. 미국이 복귀한 것은 그로부터 16년 뒤인 2005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였습니다. 아버지 부시 때 ICO를 떠났다 아들 부시 때 돌아온 셈이지요. 

과연 이번에는 미국이 ICO에 다시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시일이 걸릴까요? 아마도 중국의 ICO 가입 같은 부담스러운 일이 벌어지거나 ‘커피 외교’가 시급한 시점이 되어야 복귀하지 않을까요? 미국의 향후 ‘커피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ㅣ송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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