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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안 때문에 커피 가격 오른다고?
  • 로부스타 최대 산지 베트남 커피 농가 ‘작물 갈아타기’ 안과 밖
2023.05.11 22:58:05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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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산 두리안의 중국 수출 급증” 소식을 전한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MARD) 홈페이지 뉴스.

세계 최대의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올해 커피 생산량이 최근 4년 중 가장 작은 규모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 등 해외 언론들은 최근 보도를 통해 이 같이 내다보고, 그 배경으로 두 가지 요인을 꼽았다. 하나는 베트남 커피 농가들이 수익성이 더 높은 열대과일 두리안(Durian)으로 재배 작물을 전환하고 있는 점, 다른 하나는 현지의 부동산 개발 붐으로 인해 커피 재배가 위축되고 있는 점이다.

이번 연도 생산량 7% 이상 감소 예상  

블룸버그 통신이 현지 수출업자와 유통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평균 추정치에 따르면, 이번 연도 베트남의 커피 생산량은 167만 톤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도에 비해 7% 이상 감소한 것이다. 재배작물의 전환, 부동산 개발 붐 외에도 비싼 가격으로 인해 비료 사용이 줄어든 점도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생산 감소와 수요 증가로 인해 지난달 베트남 현지 커피 가격이 킬로그램당 5만 3000동(2.26 달러, 한화 약 3000원)까지 치솟아,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 수출길 열리며 두리안 재배 열풍 

반면, 베트남에서 두리안 재배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 당국이 4년여의 협상 끝에 지난해 7월 식물 검역 관련 의정서를 체결함으로써, 베트남의 생(生) 두리안을 중국에 수출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세계 톱 3의 두리안 소비국인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두리안은 총 40억 3000만 달러(5조 3438억 원) 상당으로, 그중 대부분이 태국산이었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MARD) 홈페이지 뉴스(3월 7일자)에 따르면, 공식 수출이 시작된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석 달여 동안 총 4만 800톤, 미화 1억 8800만 달러(약 2493억 원) 상당의 베트남산 생두리안이 중국에 팔려나갔다. 또한 올해 10억 달러(1조 3260억 원) 상당의 베트남산 두리안이 중국에 수출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커피를 비롯해 다른 작물의 재배가 줄어들고 두리안 재배는 늘고 있는 배경이다. 

실제로 지난 2월 말 베트남 국영 TV인 VTV는 메콩강 삼각주에서 잭프루트(Jackfruit)와 쌀을 재배하던 농부들이 두리안으로 작물을 전환하고 있으며, 중부 고원 지대의 농부들은 과거 커피나 후추를 생산하던 농장에서 두리안을 재배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향후 국제 커피가격 들썩? 

문제는 로부스타 주요 산지인 베트남의 커피 생산이 위축될 경우, 세계 커피 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그 여파로 국제 커피가격 및 도소매 가격이 오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수년간 기후 문제 등으로 아라비카 주요 산지의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세계 커피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로부스타의 비중이 높아진 상황이다. 아라비카에 비해 저렴한 로부스타 커피는 주로 RTD 커피음료나 인스턴트 커피를 제조하는 원료로 사용되며, 최근 들어 카페 음료를 만드는 데도 일부 쓰이는 추세다. 

커피 작황, ‘격년 효과’로 인한 우려도 

세계커피협회(ICO)는 “두리안 전환 재배와 부동산 붐”과 상관없이, ‘부정적 격년효과’  때문에 이번 커피연도(2022/23)에 베트남의 커피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격년 효과(biennial impact)란 한 해의 작황이 좋으면, 그 이듬해에는 나빠지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격년으로 되풀이되는 현상을 말한다  ICO는 지난 커피연도(2021/22)에 베트남이 ‘긍정적 격년효과’ 등으로 인해 커피 생산량이 이전 연도에 비해 14.9% 늘어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ㅣ송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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