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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코로나19 막는 ‘방패’가 될 수 있을까?
  • 독일 제이콥스대학 ‘폴리페놀 실험’ 주목 받는 까닭
2022.11.22 00:25:54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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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에 함유된 5-카페오일퀴닉산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인간 세포의 단백질 간의 결합을 방해하는 작용을 설명하는 그림.(Source: 영국 왕립화학회 홈페이지)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커피에 함유된 폴리페놀(polyphenol)이 코로나 감염을 억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폴리페놀은 커피 열매 등 식물에서 발견되는 방향족 알코올 화합물로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 중 하나이다.    

바이러스의 인간 세포 침투를 방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 CoV-2)는 바이러스의 외피에 못처럼 튀어나와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이 인간 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 수용체(ACE-2 receptor)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체내에 침투한다. 

그런데 독일 제이콥스 대학교 니콜라이 쿠너트(Nikolai Kuhnert) 교수 연구팀의 실험 결과 커피의 폴리페놀 성분이 스파이크 단백질과 단백질 수용체의 결합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폴리페놀의 일종인  5-카페오일퀴닉산(5-caffeoylquinic acid, 클로로겐산의 일종)과 에피카테킨(epicatechin)의 경우, 코로나19 알파 변이체(alpha variant)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인간 세포의 단백질 수용체 간의 결합을 평균 10배가량 억제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쿠너트 교수 팀의 이러한 연구 결과는 “식이 폴리페놀, SARS CoV-2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 수용체 사이의 상호작용 조사”라는 제목으로 영국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식품과 기능’(Food & Func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드립 커피 한 잔으로도 억제 효과  

일반적으로 드립 커피(filter coffee) 한 잔(이 실험에서는 200ml로 설정)에는 5-카페오일퀴닉산이 약 100mg 함유되어 있는데, 연구팀의 실험 결과 이 정도 농도로도 바이러스와 인간 세포의 결합 작용을 충분히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얼마 전 제이콥스 대학교는 홈페이지에서 이 같은 연구 소식을 전하면서  “5-카페오일 퀴닉산의 작용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인간 단백질 수용체의 결합이 (최대) 50배까지 억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억제 효과 지속 시간 등 추가 연구 필요

한국식물학회의 ‘식물학백과’에 따르면, 5-카페오일퀴닉산 등을 아우르는 화합물인 클로로겐산은 커피 생두의 성분 중 6~10%를 차지한다. 또한 에피카테킨은 커피를 비롯해 녹차와 홍차 등에 상당량이 함유되어 있다.
   
그렇다면 한 잔의 커피로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걸까. 연구를 주도한 쿠너트 교수는 “화학자로서 답하기 어려우나, 이론적으로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연구팀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5-카페오일퀴닉산 등의 ‘결합 억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 다른 하나는 이번 연구가 생체와는 환경이 다른 인비트로(in vitro), 즉 ‘실험실’에서 진행된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13개 코로나 변이에 모두 통할까

게다가 또 하나의 중대 변수도 존재한다.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양한 변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식품과 기능’에 실린 연구 요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첫 번째 변이인 ‘알파’ 변이체를 대상으로 폴리페놀의 작용을 관찰한 결과를 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는 13번째 변이인 ‘오미크론’으로까지 ‘진화’한 상태다. 커피의 폴리페놀이 코로나19의 다양한 변이체에 대해서 동일한 억제 효과를 나타내는지도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쿠너트 교수 팀의 연구가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커피 성분의 기능과 작용을 ‘생화학적으로’ 접근해 풀어냈다는 점 때문이다. 그간 알려진 ‘코로나19와 커피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의 대부분은 특정 집단(코호트)의 커피 섭취 여부와 섭취량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여부 및 비율 등을 조사해 분석하는 방식이라 과학적 증빙 자료로는 한계가 있었다.

l 송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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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왕립화학회(RSC)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식품과 기능’ 최근호에 “커피의 폴리페놀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체 침투를 억제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https://pubs.rsc.org/en/content/articlelanding/2022/FO/D2FO00394E#!divRelatedContent&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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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초 독일 제이콥스 대학교 홈페이지에 니콜라이 쿠너트 교수 팀의 커피 폴리페놀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상호작용 연구 소식이 소개됐다.   
https://www.jacobs-university.de/news/research-jacobs-university-coffee-could-offer-protection-catching-cov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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