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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증세 있다면 커피 로스팅을 피하라”
  • 미 URMC 연구팀, 디아세틸과 독감 바이러스 ‘연관성’ 실험
2022.10.20 23:15:13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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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체스터대학교 의료센터는 낮은 수준의 디아세틸과 가벼운 독감에 차례로 노출될 경우, 폐와 기도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홈페이지 뉴스룸에 게재했다. 

커피 로스팅(Coffee Roasting)에 관심이 있거나 직업적으로 로스팅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눈여겨볼 만한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커피 로스팅 중에 나오는 향미 화합물인 디아세틸(diacetyl)과 독감 바이러스에 차례로(또는 함께) 노출될 경우 그 노출 수준이 낮더라도 폐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로체스터대학교 의료센터(URMC)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과대 연구팀의 논문 발표 소식을 홈페이지 뉴스룸에 최근 게재했다.  

이 논문은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가 디아세틸을 흡입할 경우, 기도의 상피 복구 기능이 손상된다”는 제목으로 미국생리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 - ‘폐 세포 및 분자생리학’ 분야에 최근 실렸다(기사 하단 링크 참고). 

식품 조리 및 발효 때 나오는 부산물 

디아세틸은 식품 조리 및 발효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유기화합물이다. 커피 로스팅뿐만 아니라 치즈, 우유, 요구르트, 위스키, 와인, 맥주, 식초, 토마토 제품, 감귤류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도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버터와 같은 특유의 풍미와 향을 지니고 있어 식품에 첨가하는 향미 물질로 쓰이기도 한다. 

그간 의학계에서는 디아세틸에 높은 수준으로 장기간(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 폐쇄성 세기관지염의 유발 등 폐가 손상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반면 단기간에 낮은 수준의 디아세틸에 노출되는 데 대해선 유의미한 결과가 알려지지 않았다.
 
URMC 연구팀은 바로 이 점에 착안해, 디아세틸에 단기간, 낮은 수준에 노출될 경우 일반적인 외부 요인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기 위해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둘 모두 노출된 실험군 쥐들 절반 죽어

먼저 실험 대상인 쥐들을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구분한 뒤, 실험군 쥐들을 커피 로스터가 일터에서 접하는 수준과 유사한 농도로 하루 1시간씩 5일간 디아세틸에 노출시켰다. 그런 뒤 해당 실험군 쥐들을 인간에게 전형적으로 계절성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A에 노출, 감염시켰다.

그 결과, 디아세틸과 인플루엔자 A에 연이어 ‘공격당한’ 쥐들의 절반 이상이 노출된 지 2주 이내에 죽었다. 반면, 대조군(디아세틸만 노출/인플루엔자 A만 노출/ 둘 모두 미노출)의 쥐들은 모두 살아남았다. 둘 모두에 노출된 실험군 쥐들의 폐는 대조군에 비해 폐 기능과 기도 복구(airway repair)에 상당한 장애를 보였다.

노출 순서 상관없이 폐-기도 손상

그 후 연구원들은 다른 쥐들을 대상으로 노출 순서를 바꾸어 두 번째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쥐들을 먼저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시키고 9일 동안 회복하게 한 다음, 5일 동안 디아세틸에 노출시킨 것. 그 결과 독감 바이러스에 이어 디아세틸에 노출된 쥐들의 폐는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웠다. 이는 (순서에 상관없이) 이 향미 화합물과 바이러스 모두에 노출되면 정상적으로 기도가 복구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논문의 수석 저자인 매튜 D. 맥그로(Matthew D. McGraw) 박사(소아호흡기과 조교수)는 “(동물 실험에서) 단기간에 디아세틸에 한 번 노출되는 것으로는 폐에 큰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쥐들이 독감과 같은 또 다른 일반적인 환경에 노출될 때, 이로 인한 ‘이중 타격’은 디아세틸에 고용량으로, 장기 노출됐을 때 발견되는 병증과 유사한 기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규명이 향후 과제 

물론, 이번 연구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낮은 수준의 디아세틸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맥그로 박사 연구팀은 독감 감염 후 얼마의 기간이 지나야 디아세틸에 노출되어도 안전한지 알아보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커피 로스터가 독감에 걸린 후 언제 안전하게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는지 알아내는 데 중요한 단초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l 송영철 기자


*참고: ‘미국생리학저널’- ‘폐 세포 및 분자생리학’ 분야에 URMC 연구팀의 논문이 실렸다.  

https://journals.physiology.org/doi/abs/10.1152/ajplung.0012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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