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과 쇼핑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 웹사이트.
https://www.usf.edu/news/2022/tight-budgeters-beware-skip-the-coffee-before-shopping.aspx

쇼핑을 즐기는 커피애호가, 특히 충동 구매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눈여겨볼 만한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15일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USF, University of South Florida)는 ‘카페인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마케팅학과 연구팀의 논문을 “주머니 사정이 빡빡한 이들은 유의할 것: 쇼핑 전에는 커피를 건너뛰라(Tight budgeters beware: Skip the coffee before shopping)”는 제목으로 홈페이지에서 소개했다.   

USF 연구팀이 주도한 국제 실험 결과, 사람들이 쇼핑할 때 카페인이 상품 선택과 지출 규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최근 ‘마케팅 저널’(Journal of Marketing)에 실린 이 연구 논문에 따르면, 상점을 돌아다니기 전에 커피를 마신 쇼핑객들은 디카페인 커피나 물을 마신 쇼핑객들보다 거의 30% 더 상품을 구매하고, 약 50% 더 돈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논문의 수석 저자인 디파얀 비스와스(Dipayan Biswas) USF 마케팅학과 교수는 “카페인은 강력한 자극제로서 뇌에서 도파민(dopamine)을 방출하도록 해 몸과 마음을 흥분시킨다. 이로 인해 에너지 상태가 더 높아지면서 충동성은 올라가고 자제력은 떨어진다”면서 “결과적으로, 구매한 품목의 수와 지출 액수가 더 많다는 점에서 카페인 섭취가 쇼핑 충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매장 입구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설치한 프랑스의 소매점 체인과 생활용품 가게, 스페인의 백화점에서 각각 실험을 진행했다. 입장 시 300명 이상의 쇼핑객들에게 무료 음료를 제공했는데, 그중 절반가량은 100mg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였고, 나머지 절반은 디카페인 커피나 물이었다. 그 후 쇼핑객들이 쇼핑을 마치고 상점을 나설 때 구매 영수증을 연구팀과 공유하도록 했다. 그 결과 카페인 커피를 마신 쇼핑객들이 디카페인 커피나 물을 마신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물건을 사고, 더 많은 돈을 지출한 사실을 파악했다.  

또한 연구팀은 카페인이 쇼핑객들이 구입한 품목의 유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마신 쇼핑객들은 향초나 향수와 같은 ‘필수적이지 않은’ 물건을 다른 그룹의 쇼핑객들보다 더 많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방용품 및 보관용 바구니와 같은 ‘실용적인’ 물건의 경우에는 두 그룹의 구매 유형에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연구실에서 ‘4번째 실험’ 즉, 온라인 쇼핑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 먼저, 비즈니스 스쿨 학생 200명을 카페인 커피를 마신 그룹과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그룹으로 나누어, 미리 선정된 66가지의 물품 목록에서 온라인으로 구입할 품목을 선택하도록 요청했다. 그 결과 카페인을 섭취한 그룹의 학생들은 마사지기와 같이 ‘충동적인 구매’로 간주될 수 있는 물건을 더 많이 골랐고, 다른 그룹 학생들은 노트북과 같은 ‘실용적인’ 물건을 더 많이 선택했다는 것.

비스와스 교수는 “적당량의 카페인 섭취는 긍정적인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오지만, 쇼핑할 때 카페인을 섭취하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충동적인 지출을 자제하려는 소비자는 쇼핑하기 전에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영철 기자

[참조]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카페인이 소비자의 지출에 미치는 영향”(Caffeine's Effects on Consumer Spending)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마케팅 저널’(Journal of Marketing)에 실렸다.
https://journals.sagepub.com/doi/abs/10.1177/00222429221109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