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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진 기자의 현장] 한국형 커피내림머신 ‘세종대왕’
  • 에스프레소보다 강한 드립커피 탄생... '가론커피' 전홍기 대표 2년여 6억원 투입 개발
2022.03.13 22:35:26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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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론커피(Garon coffee)의 전홍기 대표가 한국형 커피드립머신 ‘세종대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3일간 대구EXCO전시장에서 ‘2022 대구 베이커리 & 카페쇼’가 열렸다. 대구광역시와 ‘더 Fairs(경기도 성남시 소재)’가 공동 주관하는 이 행사는 청년 카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올해로 두번째를 맞이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로 행사가 잘 진행될지 걱정하는 마음으로 개막을 기다리다가 첫날 아침부터 서둘러 갔다.

여느 전시와 마찬가지로 COVID-19로 인해 주차장 승강장에서 열감지 체크를 하고 전시장 앞 부스에서 QR코드인증을 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전시장 입구에서 한번 더 열체크와 위생샤워를 한 다음 전시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첫날이 금요일이라 그런지 한산한 분위기였다. (주말에는 인파가 몰렸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머신 업체가 대형 부스를 열고 포진해 있었다. 지난주 서울 SETEC에서 열렸던 ‘서울 카페&베이커피 페어’보다는 장비업체가 많아 보이진 않았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끌게 한 것은 ‘세종대왕 머신’이었다. 요즘 유튜브와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 등 SNS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형 커피 내림 머신이다. 가론커피(Garon coffee)의 전홍기 대표가 대담하게도 머신에 세종대왕의 존함을 붙였다.

가론커피는 사실 생두 수입(파푸아뉴기니, 카메룬, 에디오피아, 하와이 등)과 원두 납품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번 머신 개발로 비즈니스 영역 확장에 가속을 내게 됐다.

전 대표는 경산 태생으로 대학교에서 사무자동화과를 전공했다.현대자동차 2차 벤더 품질개발팀에 입사해 하루 3~4시간만 자며 회사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3년만에 팀장에 올랐다. 그의 열정과 근면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후 대학 시절에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접하게 된 커피향을 잊지 못하고 커피자판기사업과 마라카와 블루마운틴 수입사인 ‘게포커피코리아’ 한국법인 특판 팀장을 거쳐 ‘가론커피’를 세웠다. 자판기 사업을 통해 ‘세종대왕’ 머신이 탄생하기까지 2년간 개발비만 약 6억원을 투입했다.

‘세종대왕’이라는 이름을 짓게 된 사연이 궁금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전 대표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세종대왕은 이순지, 이천, 장영실 등 인재를 발굴해 선진 과학기술을 받아들이고 우리 실정에 맞게 재창출한 인물. 전 대표는 과학과 기술을 한국형으로 승화시킨 세종대왕을 닮고 싶다고 했다.

‘세종대왕’으로 추출한 커피는 한마디로 짜릿하고 풍성했다. 진한 농도 덕분에 커피의 모든 매력이 한 입으로 빠짐없이 쏙 들어오는 듯한 쾌감이 스쳤다. 입안에 머금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피의 질감이 정서를 부드럽게 매만져 준다.

이날 전 대표는 카메론 오쿠(워시드) 커피를 ‘세종대왕’으로 내려주었는데, 예전에 ‘스몰파머커피’ 안광중 대표가 주관한 테이스팅에서 오쿠 커피를 처음 만난 순간이 떠올랐다. 오렌지, 배, 자두 등에서 느껴지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산미, 아몬드의 고소함, 그리고 길게 이어지는 크리미한 여운이 전시장을 다녀온 지 이틀이 지나 기사를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기자의 뇌리에 생생하다. 세종대왕과 카메룬 오쿠커피가 나에게 각인되어 영원히 함께 할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생각에 잠겨 본다.

전 대표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訓民正音)에 내용을 따 ‘훈민내림’을 만들었다. 비유하자면, “커피를 좋아하는 백성들을 위한 커피 올바르게 내리는 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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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세종대왕'의 사용법과 가치를 전홍기 대표의 소개로 볼 수 있다. 

[훈민내림]- by 가론커피 전홍기 대표 

커피의 내림 방식이 매번 달라
본연의 맛과 일정한 품질이 나오지 않으니

본연의 맛을 보지 못하는 이가 많다

이것을 안타깝게 여겨 본연의 맛과 품질이 보장되는
한국식 내림 기계를 만들었으니

모든 이로 하여금 한국 커피의 우수함을 알게 하며

내리는 이의 손목과 마시는 이의 건강에도

이롭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대구= 글/사진 정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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