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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사이언스
콜레스테롤을 부추기는 커피오일(카페올)을 제거하는 손쉬운 방법
2017.01.23 10:02:36 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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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는 추출될 때 형성되는 황금빛의 크레마는 커피오일 성분인 ‘카페올’이 있어 가능하다.
카페올은 항암효과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지만, 콜레스테롤을 높이기 때문에 경계의 대상이기도 하다.


커피애호가라면 잘 추출된 한 잔의 커피를 마주할 때 미소를 짓게 마련이다.
눈을 지그시 감게 만드는 기분 좋은 향기에 건강에 좋다는 의학정보까지
반가운 게 한 둘이 아니다.

 

그렇다고 커피가 마냥 ‘복덩이’인 것만은 아니다.
커피에는 걱정을 떨칠 수 없게 하는 성분이 하나 있다.
카페인이 아니다.
카페인은 하루 섭취량을 준수하기만 하면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커피에 들어 있는 500여 가지의 화학물질 가운데 커피애호가들을 걱정하게
만드는 물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카페스톨(cafestol)’이다.

커피 생두를 진하게 로스팅하면 세포벽에 있는 지질 성분들이 녹아 겉면으로 나온다.
커피를 타지 않게 하면서 오일 성분을 잘 이끌어내도록 로스팅 하는 것이 난이도 높은
기술이기도 하다.

 

오일은 향기 성분을 잘 붙잡아 둔다. 장미에서 향을 잡아두기 위해 장미오일을 추출하고
참깨에서 고소한 향을 끄집어내기 위해 기름을 짜 내는 것도 이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볶은 커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일이 향기성분을 잘 가둬두기 때문에 생두에서
오일을 잘 이끌어내는 것은 향미를 풍성하게 만드는 비결이다.

 

생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로스팅을 진행하다보면 섭씨 200도를 전후해
원두에서 향기를 지닌 오일이 배어나온다. 이 커피오일(Coffee Essence)을
미국의 화학자 번하이머가 처음으로 카페올(Caffeol)이라고 불렀다.
‘볶은 커피에서 짜낸 기름’이라는 의미였다.

 

카페올은 에스프레소 향미를 좌우하는 크레마(Crema)의 핵심 성분이다.
한 잔의 에스프레소에서 맛을 내는 물질은 가용성과 불가용성으로 나뉜다.
가용성은 용액에 녹아 든 카페인, 단백질, 유기산, 당, 폴리페놀 등이다.
불가용성은 주로 용액에 녹지 않는 휘발성 향기 성분인데, 이들이 공기로
날아가지 않고 에스프레소에 깃들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크레마이다.

 

섭씨 95도의 뜨거운 물이 9기압의 압력으로 가해지면서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는
과정에서 카페올은 커피가루에 있는 섬유질과 함께 콜로이드를 형성한다.

콜로이드가 바로 크레마이며, 에스프레소에 기름진 바디감과 풍성한 향미를
부여한다. 크레마(유화된 지방)는 미각세포를 감싸면서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관능적으로 낮게 감지하게 해줌으로써 여운을 길게 이끌어준다.

카페올은 크게 카페스톨(Cafestol)과 카와웰(Kahweol)로 나뉘는데,
그 자체는 디페르펜계 화합물로서 쓴맛을 유발한다. 그런 물질이
부드러움을 준다는 것이 신비롭다.

 

카페스톨과 카와웰은 로부스타보다 아라비카 종에 더 많이 들어있다.
따라서 로부스타가 크레마를 형성하는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

이는 로부스타를 사용할 때 대체로 아라비카에 비해 로스팅을 진하게
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카페올 성분 자체를 많이 함유해 크레마를 더
잘 형성하는 것은, 같은 정도로 볶였다면 단연 아라비카 쪽이다.

이런 사실을 커피애호가들은 꽤 흥미롭게 여긴다. 간혹 크레마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향미가 떨어지는 로부스타를 넣을 수밖에 없다고
울상을 짓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단지 로부스타가 아라비카에 비해
값싸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고급 로부스타의 경우는 예외다.

 

건강과 관련해서, 카페올은 항산화-항염증 생리활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이어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럼에도 주의가 필요한 것은 카페스톨과 카와웰이 혈중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이다. 네덜란드연구팀은 아메리카노 한잔에 카페스테롤이
4mg정도가 들어있으며, 이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1% 가량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고, “커피의 그런 부작용(?)을 감추고 있었냐”고 화낼 필요는 없겠다
다행스럽게도 카페올은 종이필터에 걸러 마시면 손쉽게 제거된다.

 

이 같은 사실에 비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또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에스프레소나 프렌치프레스처럼
종이필터로 걸러내지 않은 커피를 자제해야 하느냐”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현명한 판단입니다”이다.

종이필터로 걸러 마시는 드립커피는 카페올을 제거하는 효과와 함께
로스팅을 진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원두 자체가 카페올의 생성량이 적다.

커피도 건강상태에 따라 추출방법을 달리해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CCA) 회장

뉴욕 CIA 향미전문가, 프랑스 보르도 와인블렌딩, 일본 사케소믈리에, 이탈리아 바리스타.
미국커피테이스터, 큐그레이더 등 식음료관련 국제자격증과 디플로마를 30여종 취득한 전문가이다.
20여년간 일간지에서 사건 및 의학전문기자를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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