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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사이언스
아이들이 커피를 마시면 정말 키크지 못할까?
2016.11.25 20:09:09 21

“애들은 커피 마시는 거 아냐. 몸에 안 좋아”

“왜요. 어떻게 되는데요?”

“(성가시다는 듯) 키 안 커. 중독되면 인생 망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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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스텀프타운커피에서 파란눈의 아이가 카페 라떼의 거품을
손으로 만지며 놀고 있다. 아이는 이렇게 라떼를 식힌 뒤 맛있게 마셨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여중생들에게 조언을 하던 ‘어른’이 이내 말꼬리를 흐렸다.
학생들은 “왜 어른들은 우리가 커피 마시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지”
“커피가 특별히 청소년에게 나쁜 이유가 있나”라며 궁시렁거렸다.

 

청소년들은 아예 커피를 입에 대지 말라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카페인 1일 섭취량을 성인 400mg 이내,
임산부 300mg 이내로 정했다. 1회 복용 제한량은 200mg이다.
그러나 청소년에게는 체중 1㎏당 2.5mg 이내를 섭취하라고 권고한다.

몸무게가 50kg이라면 카페인 1일 섭취량을 125mg 이내로 조절해야 한다.
이는 250ml짜리 에너지 음료 2캔만 마셔도 한계치에 육박하는 민감한 수준이다.

커피전문점에서 제공하는 아메리카노 1잔만으로도 청소년들에게는
카페인 1일 섭취량을 뛰어넘을 수 있다.
 
청소년들이 자주 마시던 500ml 커피우유 한 팩에 카페인이 237mg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돼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4~12세 어린이는 하루 45mg, 13~18세는 하루 100mg 이내로
카페인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콜라나 초콜릿, 에너지음료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으니 더욱 주의할 일이다.

아이들이 카페인을 다량(5mg/kg) 섭취하면 불안정과 신경과민, 욱하는 성격이
나타나 학습태도 불량해지고 성격이 거칠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실 카페인 1일 권장섭취량을 넘긴다면, 청소년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좋지 않다.
 그럼에도 특별하게 청소년들을 말리는 것은 ‘성장기’에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면 키를 손해본다”는 지적은 의학적으로 일리가 있다.
요지는, 성장판이 열려 있는 동안 성장호르몬이 되도록 잘 분비돼야
키를 잘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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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스텀프타운커피에서 파란눈의 아이가 카페 라떼의 거품을
손으로 만지며 놀고 있다. 아이는 이렇게 라떼를 식힌 뒤 맛있게 마셨다.

 

성장호르몬은 아이들이 숙면을 취하는 동안 왕성하게 분비된다.
이 시기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유전적인 이유를 빼고도 성인이
됐을 때 최종 키의 평균 5~6cm가 작아질 우려가 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며 특히 대뇌 피질에 작용해 정신, 감각 및
운동기능을 활발하게 만들어주는 각성효과로 피로감과 졸음을 덜어준다.
 
하지만 적정량 이상의 카페인은 초조감, 불면증, 얼굴 홍조, 지적 활동
저해를 유발한다. 카페인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짐으로 인해 민감한
사람에게는 과도한 카페인은 강직성 경련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고 의사들은 경고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카페인 분해 능력이 떨어져 몸속에서
카페인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성인(5~6시간)에 비해 길다.
 
따라서 섭취한 카페인이 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숙면을 저해한다.
또 청소년기에서 20대 초반은 뼈에 무기질이 침착하는 시기로 골 형성에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카페인의 이뇨작용이 도를 넘는 일이 잦으면 뼈로 가는 칼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뼈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고 성인이 된 후 골다공증이 오기 쉽다.
뼈 성장이 위축되면 키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

 

성장기에 키를 키우려는 노력은 숙면을 통해 성장호르몬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의사들은 무엇보다 아이들의 비염을
바로 잡아 숙면을 유도하는 동시에 비만을 치료해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원활하게 하도록 한다.

 

커피를 키성장을 억제하는 불량한 음료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문제는 식습관이다. 커피와 관련한 부작용이 언급되면, 90% 이상이 카페인
1일 권장섭취량을 지키지 않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좋다.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CCA) 회장
필자는 뉴욕 CIA 향미전문가, 프랑스 보르도 와인블렌딩, 일본 사케소믈리에,
이탈리아 바리스타. 미국커피테이스터, 큐그레이더 등 식음료관련 국제자격증과
디플로마를 30여종 취득한 전문가이다.
20여년간 일간지에서 사건 및 의학전문기자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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